불법촬영 편파 수사 규탄 시위, 나는 수용할 수 없다.
불법촬영 편파 수사 규탄 시위, 나는 수용할 수 없다.
주최 단체인 [불편한 용기]가 주장하는 내용은
"홍익대 누드 크로키 수업 몰카 사건 피해자가 남성이어서, 경찰이 이례적으로 피의자들인 여성들에 대해 강경한 수사를 했다"
나는 2가지 측면에서 이들의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
1. 지금까지 경찰의 자세를 보면 이들의 주장은 의미가 없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경찰은 몰카범죄 남성 피의자 2만 924명을 단속했다. 그 중 범죄가 심각해 구속한 구속 인원은 538명으로 2.6%에 이른다. 같은 기간 여성 몰카범은 523명이 잡혀 이 중 4명이 구속됐다. 즉 0.8%의 몰카범죄 여성 피의자가 구속된 것이다.
2. 이들이 외치는 구호가 여성운동을 넘어서고 있다. 주최단체가 행한 퍼포먼스에서 ‘곰’이라고 적힌 피켓을 든 여성참가자를 무릎 꿇리면서 “재기해”라고 외쳤다. 심지어 특히 일부 참가자들은 최근 심장마비로 죽은 고 김주혁씨를 조롱하는 “주혁하라”나, 고 샤이니 종현의 사망을 조롱하는 “종현하라”는 구호까지 외치고 있다.
참고: 재기’는 2013년 한강 마포대교에서 투신한 고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를 빗대는 말로 ‘재기하라’는 말은 ‘자살하라’는 뜻도 담고 있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곰’은 대통령의 성을 거꾸로 뒤집은 글자로, 일간베스트(일베) 등 극우 성향 커뮤니티에서 문 대통령을 조롱할 때 쓰는 표현이다.
시민단체라면 적어도 시민이 동조하는 문제를 꺼집어 내야 하며, 문제를 제기함에 있어서 시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불법촬영 편파 수사 규탄 시위'를 주도하는 [불편한 용기]는 이들 중 하나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일부 언론에서 이번 시위가 '남성혐오'로 흐른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러한 판단도 상당히 호의적이다. 내가 보기에는 이들의 행위에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 단순히 하나의 꼬투리를 스스로 만들어 행동하는 단체 이상으로 보이지 않는다.